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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춘 칼럼] 스카렛 오하라가 아니라 비비안 리였다.

기사승인 2019.09.04  02: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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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지 아멘교회 송영춘 목사의 목회 수상(隨想) (10)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소설과 영화로 유명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여주인공 스칼렛 오하라가 남김 유명한 대사다.

그렇다 내일은 반드시 내일의 태양이 뜬다. 그리고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어제와 같은 태양이 뜬다고 해도 오늘의 태양을 보는 사람은 언제나 새롭게 느낀다.

아니 ‘새롭다’ 느끼고 싶어 하고, 새롭기 때문에 어제보다는 전혀 다른 현실이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최소한 어제의 현실보다는 조금이라도 나은 현실이 있을 거라 기대한다.

언제나 같은 현실이 기다리고 있는 줄을 깨달아 알면서도 애써 새롭기를 기대한다.

어릴 적에, 꿈 많았던 시절의 내일 뜨는 태양은 한두 번쯤 놓치더라도 아깝지 않았다. 왜냐하면 반드시 내일의 태양은 또 다시 뜨기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 많은 꿈 중에 한두 개쯤은 선심 쓰듯 지워버려도 금방 메워질 정도로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또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매정한 현실이란 놈이 그 많았던 꿈을 잡아먹고 난 후에 비어가는 꿈 주머니를 발견하기까지 내일의 태양은 언제나 예비돼 있었다.

스카렛 오하라가 말하는 ‘내일의 태양이’ 오늘을 아낌없이 보낼 수 있는 능력이었다.

비비안 리의 미모에 속고 말았다. 그녀의 도도한 눈웃음에 속고 말았다. 그녀가 말하는 것은 무엇이든 믿었기에 속고 말았다.

무엇보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말을 철썩 같이 믿었기에 속는 줄도 모르게 속고 말았다.

석양에 비치는 그녀의 얼굴을 보지만 않았어도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속지는 않았을 텐데 그만 보고 말았던 것이다. 보지 말았어야 했다.

곰곰이 생각해 봤다. 이제 와 생각해 봤다.

그녀가 나를 속인 것이 아니었다. 그녀의 미모에 취해 내가 나를 속인 것이다.

스카렛 오하라가 왜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말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뜻도 이해하지 않고 비비안 리의 도도한 웃음에 취해 내가 나를 속인 것이다.

송영춘 목사 수지 아멘교회

<저작권자 © 뉴스앤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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