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신학위 주최 기획 강연 ‘식민주의와 에큐메니즘’ 열려

▲ 왼쪽부터 김승태 소장, 박은영 교수, 최형묵 목사

이낙역 국무총리가 오는 22일 나루히토 일왕 공식 즉위식에 참석 예정이어서 양국 관계의 개선에 대한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한국교회가 일본교회와 적극 연대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회협(NCCK) 신학위원회는 15일 저녁 감신대에서 기획강연 ‘식민주의와 에큐메니즘 - 한ㆍ일 갈등의 시대에 탈식민주의 신학을 생각한다’를 개최했다.

강연회에서는 영국 버밍엄 대학교 수기타라자(R.S.Sugirtharajah) 교수의 ‘탈식민주의와 교회’ 기조강연을 토대로, 김승태 소장(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가 ‘한·일 갈등과 양국교회의 역할’, 박은영 교수(성균관대학교)가 ‘종교는 개인적인가 사회적인가; 일본기독교사 이야기’, 최형묵 목사(한국민중신학회 회장)가 평화,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한·일교회의 연대‘라는 제목으로 주제 강연했다.

주제 강연에 나서 이들은 한 목소리로, 한국교회가 적극적으로 일본교회와 협력해야 함을 강조했다.

한일 양국 갈등 원인의 핵심인 ‘지나온 (식민)역사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 있어서 일본교회는 일본 정부는 물론 대다수 일본인들의 그것과는 궤를 달리할 뿐 아니라, 이를 바로잡기 위해 자국 내에서 적극 활동 중이라는 이유에서다.

김승태 소장은 “한일 양국의 갈등의 원인은 대부분 지나온 역사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 있다”면서 “일본은 한 번도 우리나라에 대한 침략과 식민 지배를 공식적으로 사죄는커녕 사과한 적이 없다. 일본의 우익들은 아직도 절대천황제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그 복귀를 꿈꾸고 있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이어 “탈식민주의는 식민 지배를 받았던 국가는 물론, 식민 지배를 했던 국가에도 꼭 필요하다”면서 “식민 지배를 했던 국가에는 ‘탈제국주의’라고 해야 할지 모르지만, 식민 지배를 정당화 했던 의식과 왜곡된 역사의식을 반성하고 변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일본 내에서 ‘탈식민주의(탈제국주의)’를 추구하고 있는 곳이 일본의 기독교회인 바, 한국교회가 일본교회와 연대와 협력에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김 소장을 비롯한 주제 강연자들의 조언이다.

일본 교회는 1967년 ‘제2차 대전의 일본기독교단의 책임에 대한 고백’을 발표한 이래 일본 정부의 우경화 경향에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대만과 연대해 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고, 평화헌법 반대에도 앞장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7월 17일 한국 교회협의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에 대한 한국 그리스도인의 입장’ 발표 시에 연대해 ‘일본의 수출 규제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일본 정부에 전했다.

8월 11일과 지난 9일에는 서울과 도쿄에서 공동기도회를 열어 일본 정부가 역사의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할 것을 촉구하고, 현재의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양국 교회간 협력을 다짐했다.

이에 김승태 소장은 “교회는 국가가 성서의 가르침에 어긋난 방향으로 나가면 ‘예언자적 경고’를 해야 하고 그것에 맞설 사명이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국외의 형제 교회와의 연대와 협력이 필수적”이라면서 “이것이 한국교회가 일본교회와 연대하고 협력해야 할 이유”라고 말했다.

최형묵 목사도 “그리스도인은 이 땅에 평화를 이루는 것을 지상명령으로 삼고 있다. 한ㆍ일 그리스도인들이 양국간 갈등 해소와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서, 그리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서 절실하게 협력하고 연대해야 할 때”라며 김 소장의 의견의 동의했다.

박은영 교수 역시 “‘좋은 신앙인’은 ‘좋은 시민’이하일 수 없다”면서 “한ㆍ일 갈등 시대에 양국 신앙인이 좋은 신앙인이며 좋은 시민이 돼 각각 정의와 평화를 위한 국가의 이상을 실현하는 주체로서 협력하고 연대하길 기대한다”고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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