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근대문화진흥원/ 한국교회건강연구원 이효상 원장

 

6월 1일 21대 국회가 시작된다, 거여(巨與)가 177석의 의석수를 차지했지만, 대화와 협상을 통한 협치는 필수적이다.

4년간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300명의 국회의원 중에서 초선의원이 151명이나 되는 걸 보면 노련한 기성 정치인들보다 젊은 신인들의 패기를 선택했다.

투표장에도 55만 명이라는 18세 유권자들이 처음으로 합류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라는 정치적 판단보다 더 주목할 훨씬 큰 변화는 사회문화적 ‘세대교체’이다.

그 흐름에서 주목하게 되는 지역구 최연소, 초선, 청년 정치인은 더불어 민주당의 오영환 의원이다. 1988년 생으로 올해 34살의 전직 소방관 출신이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지역구였던 경기 의정부 갑에 출마하려던 문희상 의원의 아들인 문석균 상임부위원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의정부 갑 주민들은 민주당 전략공천을 받은 젊은 소방관 출신 오영환 후보를 지지함으로써 21대 국회에서 지역구 최연소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비례대표의 경우, 최연소는 정의당의 류호정 의원으로 1번으로 영입 시부터 확정이 되었다. 1992년 생으로 올해 29세로 현직 21대에 입성하는 국회의원 중에서는 가장 젊은 나이다.

정치가 나이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쟁터보다도 더욱 험난한 정치세계에 발을 디딘 만큼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초선의원들이나 청년 정치인들이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런가 하면, 젊은이들에게 출신과 학벌에 관계없이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사회’, 청년 젊은이들이 ‘꿈꾸는 사회’를 보여준 의원들도 있다. 그 모델은 양향자 의원과 김미애 의원이다.

광주의 양향자 의원은 중3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집안형편이 어려워지자 광주여상에 진학했고, 졸업과 동시에 삼성반도체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주경야독 끝에 학사와 석사 학위를 따냈고 마침내 반도체 전문가의 꿈을 이루며, 고졸 출신으론 처음으로 삼성전자 임원 자리에 올라, 우리 사회의 차별의 벽을 깬 아이콘으로 학벌과 출신, 성별의 유리 천장이라는 쉽지 않은 과정을 깨고 국회 입성했다.

부산의 김미애 의원도 마찬가지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극심한 가난, 초등학교 때부터 암으로 투병중이던 어머니의 사망 등 가혹한 환경에서 포항여고 입학했지만 곧바로 중퇴, 미성년자의 나이로 부산의 방직공장, 와이셔츠 공장 등을 전전하며 여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 독학으로 일본어 공부와 잡화점에 취업. 판매원으로 일하며 29세라는 나이에 동아대 법대 야간에 입학. 4년내내 장학금 받고 1학년 때부터 사법시험 준비하여 5년뒤인 34세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37세때부터 변호사로 활동하며 자신의 모교인 동아대에 꾸준히 총 1억여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세 딸 입양해서 아직 미혼이지만 사실상 세 아이의 어머니로서 국회의원이 된 신앙의 승리, 역경의 열매인 경우도 있다.

21대 국회의 최고령은 더불어민주당의 김진표 의원이다. 미래 통합당 소속으로 당선된 홍문표 후보와 1947년 생으로 나이는 같지만 생일이 5개월 정도 빠르게 되면서 21대 국회 최고 연장자가 된 것이다. 신실한 모습과 그 역할들은 사람들에게 기대감을 준다.

최다선은 19대 국회에서 전반기 국회부의장을 역임한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으로, 6선이라는 경력만큼 최다선의 영광을 얻게 되었고 국회의장에 추대 확정되었다. 독실한 신앙과 온건 중도 성향으로 ‘협치’를 이끌 적임자라는 평이다.

그런가하면 국회의원의 진짜 종교가 뭔지도 관심꺼리다. 총선에서 기독교를 표방한 모(某)당의 실패원인중 하나로 정체성 없는 ‘종교행위’였다. 비례대표후보 1번으로 영입했는데 알고보니 ‘불자’라는 사실이 드러나 사임한 이모(某) 의원의 경우다.

종교별로 살펴보면 ‘카톨릭신문’이나 ‘불교법보’의 보도와 언론의 자료로 근거로 추정한 결과 카톨릭 78~68명, 불교 33명, 기독교 89~85명 선으로 파악하지만 다소 오차가 있다. 표를 얻기 위한 기독교, 불교, 천주교 신자로 각각 등록하고 ‘종교탐방’을 하는 의원도 다수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의 경우 20대 국회에 비해 30여명 이상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종교별로 주목하지만 의원의 신앙적 성향이 어떤지, 몇 명인지가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그들이 지역구 관리 차원이나 표를 얻기 위해, 또는 취미나 여가생활로 교회출석을 하는 정도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기독교인’으로 알려졌어도 신앙적 정체성이 불분명한 경우도 간혹 있다. ‘기독의원’이라는 이름에 맞는 정작 슬기로운 신앙생활은 기독교적 가치와 세계관을 가지고 정치권 복음화와 한국교회와의 정책협의나 연대,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할 때 의미와 가치를 지닌다.

이렇게 21대 국회의원으로 주목받는 최고령, 최다선의 연륜도, 역경을 딛고 승리한 경험도, 최연소의 패기도, 그리고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신념이나 신앙과 함께 국민의 목소리를 바르게 읽고 대변하고자 하는 기본자세가 아닐까.

모든 문제를 자기 진영이 주장하는 대로 해결하려 한다면, 정치는 결코 우리의 삶을 긍정적으로 이끌 수 없다. 어설픈 진영논리와 조직의 주장에서 벗어나 사안마다 가장 합리적인 해결 방법을 찾고, 미래지향적 아젠다를 제시하려해야 한다.

21대 국회야 말로 과거나 이념보다 경제와 협치, 국민통합이 필요하다. 여당은 소수의 의견을 존중하고 야당은 정책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누가 미래지향적 정책을 내어 놓는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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