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문화진흥원/ 한국교회건강연구원 이효상 원장

▲ 남양주시청에서 '노 쓰레기' 운동 중이 필자

필자의 아침은 유혹(temptation)으로 시작된다. 다름 아닌 ‘커피 한잔’의 유혹이다. 그 유혹에 넘어가 쓴 맛을 보며 하루를 연다. 마치 인생의 쓴 맛처럼, 다름 아닌 ‘커피(coffee)) 한잔’의 유혹(템프테이션(Temptation)으로 시작된다.

눈 뜨자마자 또는 출근과 동시에 마시는 커피 한잔은 직장인들의 즐거움이자 적(敵)이다. 언제부터인가부터 커피는 일상이 되었고 습관이 되었다. 중독이 따로 있나. 선택이 아니라 반복되면 중독이다.

우울한 날에는 달달한 커피가 좋다. 사람도 커피를 잘 사는 사람이 더 좋다. 그런 사람은 대개 소통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따뜻한 나눔이 행복이다. 우아하게 함께 나누는 커피 한잔의 여유로움은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다. 사람은 그렇게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해 진다.

다방식 커피든 인스턴트커피든 요즘 유행하는 브랜드 커피든 간에 커피는 그 향미를 즐기며 소통하는 접촉점임에는 틀림없다.

커피 한 잔이 주는 선물은 분명 매혹적이다. “커피 한잔 하시죠?” 사람들을 자주 만나다보면 그럴 때마다 커피를 권하고 마시는 일들이 생긴다.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소통할 때, 으레 마실 커피를 권하는 것이 예의처럼 여겨진다.

모든 만남과 거래에서 첫인상은 매우 중요한데 커피 한 잔은 상대방이 보여주는 태도와 매너가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결정하거나 첫인상을 다지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한다. 누군가와의 첫 만남이나 미팅 자리에서 마시는 한 잔의 커피는 소통을 열어주고 거래를 성공적으로 성사시키며 멋진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도움을 준다.

에덴동산 때부터 사람은 누구나 유혹에 약하다. 커피 한잔의 유혹은 쉬지 않고 다가온다. 주일에 출석하는 교회 로비에 커피숍을 차리신 담임 최 목사님은 바리스타 교육까지 받고 커피머신을 신나게 당기신다. 커피 나누는 즐거움을 누리신다. 일회용 컵은 이 장로님이 제공하셨다.

그런가하면 남양주 다산동 자치위원회 사무실에도 새해부터 커피머신을 설치하고 별다방(?) 커피가 항상 제공된다. 당연히 안 마실 수 없는 구조다.

대학로 사무실에 나오면 주로 점심을 사먹는데 시후에 단 맛 좀 보려고 달달한 자몽차로 마셔야지 하다가도 식당에서 주는 공짜커피인 믹스커피나 지인들이 사는 아메리카노 한 장의 유혹에 넘어가게 된다.

커피 한 잔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이유는 중독성 때문이다. 한 잔 마시면 기분이 업그레이드 되는 것 같고 집중이 잘 된다. 가끔 안 마시면 뭔가 허전하고 집중이 안 되는 이 느낌은 뭐지 싶다. 어찌보면 ‘카페인 부작용’이나 ‘카페인 중독’같기도 하다.

정말 커피 한잔은 약일까? 독일까? 커피를 마시면 정신이 맑아지고 집중력이 생기는데 반해 너무 많이 마시면 밤에 깊은 숙면을 하지 못한다. 커피가 가진 카페인 성분의 두 얼굴로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 커피의 민감성은 오후 2~3시 이후에 커피를 마시면 수면의 질이 떨어져 밤12시경 잠깐 잠들었다가 새벽 2,3시경에 깨면 화장실에 갔다 오면 그 다음부터는 다시 잠들기 힘들어 진다. 그래서 아침이면 몽롱하고 그 잠에서 깨기 위해 다시 커피를 마시는 일이 반복된다.

건물마다 커피 전문점이 많이 생겨나고 점심시간이면 직장인들이 테이크아웃 컵을 손에 든 채 길을 걷는 광경을 보게 된다. 매일 마시는 일회용 잔에 들어있는 커피, 간편하게 먹는 컵라면, 배달음식의 랩 포장은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코팅용 환경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휴대용 개인 텀블러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환경호르몬을 완벽하게 배제하면서 살기는 어렵지만 최대한 멀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사용하는 일회용 컵, 캡슐과 캔 음료 등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생각하면 커피가 만들어내는 폐기물의 양은 엄청나다. 음악을 들으며 마시는 커피 한잔의 여유와 사색이 인생을 열정을 쏟은 창조적 에너지로 승화되기를 기대하지만 1g의 원두에서 커피는 0.002g, 나머지는 커피 찌꺼기로 버려진다.

기후위기의 환경 변화에서 비상행동이 필요한 때에 지구의 미래를 생각하며 이것을 재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일회용 컵 등 쓰레기를 최소화함으로 환경호르몬도 줄이고 지구도 보호할 수 있다. 한 잔의 커피의 유혹 앞에서 지혜롭게 일회용 컵 대신 머그컵이나 텀블러를 사용해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는 습관은 어떨까 싶다.

글쓴이: 이효상 원장(시인, 칼럼니스트, 사진작가, 서지학자, 근대문화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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